최근 국내 혼인 건수가 2년 연속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체감하는 비용 부담인 이른바 ‘웨딩플레이션(웨딩+인플레이션)’의 벽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혼 준비 항목 중 비용을 줄이고 싶은 부분에 대해 예비부부와 이미 결혼을 치른 기혼자 간의 시각차가 뚜렷하게 갈렸다.

리서치 및 데이터 인텔리전스 기업 피앰아이(PMI, 대표 조민희)가 전국 만 20~50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6 웨딩 인식 조사’ 결과, 결혼 생각이 있는 미혼 남녀 10명 중 7명 이상(75.8%)이 최근 결혼 준비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비용 부담은 실제 결혼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도 64.8%에 달했으며, 결정을 앞둔 20대에서는 이 비율이 70.1%까지 치솟았다.

결혼을 필수로 바라보는 인식과 실제 경험 만족도에서는 성별 차이가 확연했다. 결혼이 필수라고 답한 비율은 남성(55.2%)이 여성(37.0%)보다 훨씬 높았다. 기혼자를 대상으로 ‘결혼 전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를 물은 질문에서도 남성은 ‘지금의 배우자와 다시 결혼하겠다’(38.4%)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반면, 여성은 ‘결혼을 아예 하지 않겠다’(26.8%)는 답을 가장 많이 선택해 대조를 이뤘다.

높아진 비용 부담은 결혼식 형태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미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5.2%가 ‘스몰웨딩’을 선호한다고 밝혔으며, 아예 예식을 생략하고 혼인신고만 하겠다는 ‘노웨딩’ 응답도 13.4%를 차지했다. 노웨딩을 택한 이들은 준비 과정의 스트레스 회피(29.9%)와 비용 절감(28.4%)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미혼 남녀가 생각하는 가장 적정한 결혼식 준비 비용은 ‘500만~1,000만 원’(30.0%)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결혼 전 예상하는 지출 줄이기 항목과 실제 결혼 후 아쉬워하는 항목 사이의 온도 차다. 미혼 응답자들은 가장 먼저 줄이거나 생략할 수 있는 항목으로 ‘예물’(29.6%)과 ‘하객 규모’(22.4%)를 꼽았고,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을 뜻하는 ‘스드메’는 14.8%로 4위에 그쳤다.

반면 실제 예식을 경험한 기혼자들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기혼자들은 가장 많은 비용이 들었던 항목으로 ‘예식장 대여료 및 식대’(55.8%)를 꼽았지만, 다시 준비한다면 가장 축소하고 싶은 항목 1위로는 ‘스드메 비용’(33.2%)을 지목했다. 실질적인 만족도 대비 지출이 가장 아까웠던 항목으로 스드메를 꼽은 셈이다.

조민희 피앰아이 대표는 통계상 혼인 건수는 반등하고 있지만 개인이 느끼는 결혼 장벽은 여전히 높다며, 미혼자는 예물 같은 형식적 절차를 먼저 줄이려 하는 반면 기혼자는 스드메 비용을 가장 아쉬운 지출로 꼽는 등 사전 예상과 실제 경험 간의 격차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러한 인식 차이는 향후 예비부부들을 위한 실질적인 정보 제공 서비스나 웨딩 관련 정책을 설계할 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