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동안 원소스 멀티유즈(OSMU)로 콘텐츠를 만들어 왔습니다. 쉐어하우스라는 미디어를 운영하면서 만든 영상과 카드뉴스는 대부분 '하나 만들어 여러 곳에 올리는' 방식이었죠. 그런데 AI와 함께 일하면서 이 약어에서 글자 두 개가 바뀌었습니다. OSMU에서 MSCU로. 제가 붙인 이름, 멀티소스 커스텀유즈(Multi-Source Custom-Use) 이야기입니다.
OSMU, 머리로는 알았지만 현실은 어려웠던 이유
OSMU(One Source Multi-Use, 원소스 멀티유즈)는 완성품 하나를 만들어 여러 곳에 그대로 쓰는 방식입니다. 원래 비용의 언어예요. 하나를 공들여 만들어 여러 번 쓰면 남는다는 계산이죠.
플랫폼마다 화면비도 길이도 말투도 다르니 각각에 맞춰 바꿔 올려야 한다는 건 다들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맞추는 일에는 비용이 많이 들었어요. 리서치, 편집, 번역, 화면비 변환을 모두 사람이 해야 했으니까요. 2016년 작업 폴더를 열어 보면 같은 영상이 뒤에 붙은 이름만 _youtube, _facebook, _TVpot으로 달라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과 SNS에 배포하는 사람이 따로 팀을 이룰 만큼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었습니다.

MSCU(멀티소스 커스텀유즈)란
MSCU(Multi-Source Custom-Use, 멀티소스 커스텀유즈)는 여러 소스를 엮어 하나로 만들고, 그걸 그릇(채널)마다 맞춰 쓰는 방식입니다.
OSMU와 비교하면 바뀐 글자는 두 개입니다. O가 M이 되고(원소스 → 멀티소스), M이 C가 됐어요(멀티유즈 → 커스텀유즈). 그리고 이 두 변화의 뿌리에는 비용이 있습니다.
O → M: 내가 조사한 몇 개에서, 안팎의 수많은 소스로
예전엔 제가 직접 찾아 조사한 한정된 자료로 콘텐츠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시간과 손이 닿는 만큼이 소스의 전부였죠.
지금은 AI가 제 컴퓨터와 NAS에 쌓인 14년치 영상, 기획 문서, 성과 숫자, 댓글은 물론 인터넷의 기사, 공공 기록, 옛 신문까지 가져와 엮습니다. 실제로 AI에게 NAS의 옛 폴더를 살펴보게 했더니, 다시 쓸 만한 콘텐츠 후보 377개를 찾아 정리해 왔어요. 있는 줄은 알았지만 사람이 일일이 꺼내 볼 수 없었던 자료들입니다.

M → C: 그릇(채널)이 맞춤을 요구한다
세로 9:16 쇼츠, 4:5 피드, 16:9 유튜브. 30초 영상과 3분이 넘는 롱폼. 인스타의 짧은 요약과 블로그의 긴 글.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플랫폼마다 미는 콘텐츠도 다릅니다. 완성품 하나를 여러 채널에 똑같이 뿌리면 어디에서도 최적이 될 수 없어요.
AI가 맞추는 비용을 거의 없애면서, 이제는 채널마다 다르게 담는 것이 '할 수 있는 일'이 됐습니다. 비싸서 안 했던 것들이 할 만해진 거죠.
실제 사례: 안중근 의사 편
최근 쉐어하우스에 올린 '안중근 의사의 무덤은 116년째 비어 있습니다'는 MSCU로 만든 콘텐츠입니다. 1910년 안 의사의 유언, 2008년 뤼순 발굴, 2026년 보훈부 민관 협력단, 1910년 일본 신문 기록 공개, 묘지 조사와 옛 지도 분석까지, 시대도 출처도 다른 기록 다섯 개를 엮어 이야기 한 편으로 만들었어요.
그리고 그 한 편을 채널마다 다르게 담았습니다. 블로그에는 전체 이야기를, 페이스북에는 긴 글을, 스레드에는 나눠 쓴 글을, 인스타그램에는 3문단 요약을 올렸어요.

그럼 에디터는 무엇을 할까
소스가 많아질수록 무엇을 엮을지 고르는 눈이 더 중요해집니다. 다만 저는 혼자 정하지 않아요. AI와 함께 정합니다. 휴먼터치가 꼭 필요한 부분이 생기면 피드백은 둘 다 합니다. 정답이 없기 때문이에요.
쪼개고 조립하고 올리는 실행은 AI가 맡고, 에디터는 콘텐츠가 태어나서 퍼지고 다시 재료로 돌아오는 생애주기 전체를 보며 다음 콘텐츠를 정합니다. 사연을 고르고 사실을 확인하는 일은 끝까지 사람의 일로 남습니다.
한 줄로 줄이면
| OSMU (원소스 멀티유즈) | MSCU (멀티소스 커스텀유즈) | |
|---|---|---|
| 소스 | 완성품 하나 | 안팎의 여러 소스를 엮은 것 |
| 쓰는 법 | 여러 곳에 그대로 | 그릇(채널)마다 맞춰서 |
| 전제 | 맞춤은 비싸다 | 맞춤 비용을 AI가 없앴다 |

AI가 바꾼 글자 두 개. 이제 AI 시대의 콘텐츠는 OSMU가 아니라 MSCU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콘텐츠는 지금 OSMU인가요, MSCU인가요?
AI와 함께 260만 채널을 운영하며 얻는 숫자와 판단은 인스타그램 @teddybae.ai에서 매주 나누고 있습니다. AI를 처음 결제하고 열흘 동안 무엇이 바뀌었는지는 Claude 결제 열흘 후기에 정리해 두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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