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허리춤에 붙인 핫팩이 하루 내내 은근히 따뜻했을 뿐인데, 저녁에 옷을 벗으니 그 자리가 붉고 따끔합니다. 며칠 뒤 물집이 올라오면 그제야 화상이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핫팩을 쓸 때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맨살에 대지 않고, 잘 때 쓰지 않고, 오래 붙여 두지 않습니다.

뜨겁지 않은데 데는 까닭은 열이 계속 쌓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핫팩은 평균 40~70도를 오래 유지하고, 이 정도 온도에 오래 닿으면 피부에 열이 쌓여 저온화상을 입습니다. 뜨겁다고 느끼지 못하니 몸을 피하지도 않습니다. 초기에는 약간 붉고 따끔한 정도여도 겉보기보다 깊이 진행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옷 위에 붙였는데도 화상을 입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의 2018년 안전주의보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 6월까지 접수된 핫팩 위해 사례 226건 가운데 197건이 화상이었습니다. 정도를 확인한 128건 중 2도 화상이 63건, 3도 화상이 55건으로 가벼운 경우가 드물었습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핫팩은 최고 70도까지 오르고, 평균 40~70도를 오래 유지합니다.
주의보에 실린 사례 두 가지를 보면 어디서 방심하는지 드러납니다. 한 사람은 다리 쪽에 핫팩을 두고 잠든 사이 종아리에 3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면 티셔츠 위에 붙여 약 1시간 썼는데 배꼽 위에 2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옷 위에 붙이라는 권고는 맞지만, 얇은 옷 한 장이면 안심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따끔하거나 뜨겁게 느껴지면 시간과 상관없이 바로 떼는 편이 낫습니다. 그래서 티셔츠 한 장 위에는 붙이지 않는 쪽을 권합니다.
잠자리에서는 쓰지 않아야 합니다. 소비자원은 취침 때 쓰지 말고 난로나 전기장판과 함께 쓰지 말라고 안내하는데, 당시 조사한 분말형 핫팩 20개 중 10개는 침구 안에서 온도가 오른다는 주의 표시를 빠뜨렸습니다. 포장에 없다고 괜찮은 게 아닌 셈입니다. 살 때는 KC마크와 안전확인신고번호를 확인합니다.

감각이 둔하거나 몸을 스스로 움직이기 어려운 사람이 위험합니다. 서울대병원은 음주 상태이거나 수면제를 먹고 깊이 잠든 사람, 의사 표현이 어려운 소아, 감각이 둔해진 노년층을 꼽습니다. 소비자원은 여기에 피부가 약한 사람과 당뇨·혈류장애가 있는 사람을 더해 사용을 자제하라고 합니다. 부모님이나 아이에게 건네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볼 대목입니다. 핫팩을 세게 비비지 않는 것도 기억해 둘 일입니다. 부직포가 찢어져 내용물이 샐 수 있습니다.
물집이 잡혔다면 터뜨리지 말고 병원으로
이상이 느껴지면 핫팩부터 뗍니다. 서울대병원은 열원을 없앤 뒤 찬물이나 수건에 감싼 얼음팩으로 피부의 열기를 낮추라고 합니다. 얼음을 맨살에 바로 대지 말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질병관리청은 흐르는 물에 10분쯤 대어 식히라고 안내합니다. 물집은 터뜨리지 않습니다. 소주나 감자를 얹는 민간요법은 감염 위험을 높인다고 합니다.
가볍게 보고 넘기기 쉬운 것이 이 화상의 함정입니다. 치료가 늦어지면 기간이 길어지고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물집이 잡혔거나 색이 변했다면 며칠 지켜보지 말고 진료를 받으세요.
오늘 핫팩을 뜯는다면 붙이는 자리 위에 옷이 몇 겹인지 먼저 세어 보세요.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떼어 두었는지도 확인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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