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히터, 온풍기, 오일 라디에이터 가운데 어떤 게 전기를 덜 먹는지 궁금하다면, 답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요금을 정하는 건 기기 종류가 아니라 제품에 적힌 소비전력(W)과 하루에 켜 두는 시간입니다. 같은 1,000W라면 히터든 온풍기든 한 시간에 똑같이 1kWh를 씁니다. 진짜 차이는 한 달 사용량이 누진 구간을 넘는 순간에 생깁니다. 평소 전기를 쓰는 집에 난방기기를 더했을 때 요금이 얼마나 느는지 표로 계산해 봤습니다.

전기히터·온풍기·라디에이터 전기요금, 뭐가 제일 적게 나올까

같은 전기를 쓰면 나오는 열도 같다

할로겐·카본 히터, 온풍기, 오일 라디에이터는 모양은 달라도 모두 전기를 열선에 흘려 열로 바꾸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들어간 전기만큼 열이 나오고, 이 점에서는 누가 더 효율이 좋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건 열을 전하는 방식입니다. 히터는 앞에 있는 사람을 바로 데워서 켜자마자 따뜻하지만 방 전체를 데우지는 못합니다. 온풍기는 바람으로 공기를 데워 방이 빨리 따뜻해지는 대신 끄면 금방 식습니다. 라디에이터는 데워지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소리 없이 오래 은은하게 따뜻합니다. 결국 '어떤 게 덜 나오느냐'보다 '내 상황에 맞아서 덜 켜게 되느냐'가 요금을 가릅니다.

전기히터·온풍기·라디에이터 전기요금, 뭐가 제일 적게 나올까

요금을 키우는 건 누진제

가정용 전기요금(주택용 저압)은 많이 쓸수록 단가가 올라가는 누진제입니다. 한 달 200kWh까지는 1kWh당 120원, 201~400kWh 구간은 214.6원, 400kWh를 넘는 부분은 307.3원이 붙습니다. 기본요금도 구간에 따라 910원, 1,600원, 7,300원으로 달라집니다. 12월부터 2월까지 겨울에도 이 구간이 그대로 적용됩니다(한 달 1,000kWh를 넘는 부분만 따로 더 비싼 단가가 붙습니다). 올해 10~12월분 전기요금은 동결됐고, 내년 1월부터의 요금은 12월 말에 다시 정해집니다.

그래서 같은 히터라도 집에서 평소 얼마나 쓰는지에 따라 부담이 달라집니다. 한 달 250kWh 정도를 쓰는 집이 2,000W 온풍기를 하루 4시간씩 한 달 켜면 사용량이 490kWh로 400kWh를 넘어서, 요금이 약 7만 8천 원 늘어납니다. 같은 집이 200W 전기요를 하루 10시간 쓰면 늘어나는 요금은 약 1만 6천 원입니다. 위 표의 금액은 부가세와 전력기금을 넣은 어림값이고, 할인이나 복지 공제는 빼고 계산했습니다.

전기히터·온풍기·라디에이터 전기요금, 뭐가 제일 적게 나올까

우리 집 요금은 이렇게 계산한다

제품 옆면이나 뒷면 라벨에서 소비전력(W)을 찾은 뒤, 1,000으로 나누고 하루 사용 시간과 날짜 수를 곱하면 한 달에 더 쓰는 전력량(kWh)이 나옵니다. 1,500W 히터를 하루 3시간씩 30일 쓰면 1.5 × 3 × 30 = 135kWh입니다. 이 숫자를 지난달 전기요금 고지서의 사용량에 더해 보면 400kWh를 넘는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온도 조절 기능이 있는 제품은 설정 온도에 닿으면 꺼졌다 켜지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덜 나옵니다. 정확한 금액은 한전 사이버지점의 전기요금 계산기에 사용량을 넣어 보면 됩니다.

상황별로 고르면 덜 켜게 된다

책상 앞에 혼자 오래 앉아 있다면 방 전체를 데우기보다 발밑 히터나 전기요로 몸만 데우는 쪽이 전기를 훨씬 덜 씁니다. 작은 방 하나를 빨리 데워야 한다면 문을 닫고 온풍기를 짧게 켰다 끄는 편이 낫고, 하루 종일 집에 머무는 방이라면 라디에이터를 낮은 단계로 오래 켜 두는 쪽이 편합니다. 잠잘 때는 방 공기보다 이불 속을 데우는 전기요나 전기장판을 낮은 온도로 쓰는 것이 가장 경제적입니다.

에어컨 난방은 계산이 다르다

냉난방 겸용 에어컨(히트펌프)은 열선으로 열을 만드는 게 아니라 바깥 공기의 열을 실내로 옮겨 오는 방식이라, 같은 전기로 더 많은 열을 낼 수 있습니다. 집에 냉난방기가 있다면 전기히터보다 먼저 써 볼 만합니다. 다만 바깥 기온이 많이 떨어지면 효율이 낮아지고, 제품마다 성능 차이가 크니 설명서의 난방 소비전력을 확인하세요.

켜기 전에 안전부터

전기 난방기기는 소비전력이 커서 멀티탭에 여러 개를 함께 꽂으면 과열될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벽 콘센트에 바로 꽂고, 커튼이나 이불, 빨래 가까이에 두지 마세요. 외출하거나 잠들기 전에는 끄는 습관을 들이는 게 요금과 안전 모두에 좋습니다.

마치며

난방기기를 고를 때는 이름보다 라벨의 숫자를 보세요. 소비전력 × 시간으로 한 달 사용량을 계산하고, 우리 집이 400kWh를 넘지 않게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겨울 전기요금 고지서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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