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묵었던 포지본시에서 아침 햇살을 맞으며 출발한 둘째 날. 오늘의 목적지는 중세의 시간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마을, 산지미냐노(San Gimignano)다.

성에서 가장 가까운 P2 주차장에 여유롭게 차를 세웠다. 비용은 나중에 알았지만, 9유로. 베로나보다는 저렴한 절반 값이다.
첨탑의 마을, 산지미냐노에 입성하다
산지미냐노에 도착하자마자 펼쳐진 풍경은 마치 중세의 도시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산책하는 길마다 돌담과 골목, 첨탑들이 그 시절을 그대로 간직한 듯 서 있었다.

마요르카에서 들렀던 포옌샤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산지미냐노는 그보다 훨씬 오래되고, 더 고요하게 보존된 느낌이었다. 도시 곳곳에 솟은 탑들은 그 시절 귀족들이 경쟁하듯 올렸던 권력의 상징. 오늘날 우리가 하늘 높은 빌딩을 짓는 이유와 참 닮았다.
맛으로 느낀 토스카나, 파스타와 피자
성 안을 한참 거닐다 허기가 져 근처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선택한 메뉴는 파스타와 피자 한 판. 이 지역의 전통 파스타인 피치(pici)는 우동면처럼 굵고 쫀득하면서도, 라자냐 수제비 느낌도 있는 독특한 식감이었다.

소고기의 향이 진하게 배인 화이트 라구 소스와 잘 어울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맛. 피자는 도우가 정말 바삭해서, 마치 과자처럼 고소했다. 반면 토핑이나 치즈 맛은 무난했지만, 역시 도우 맛 하나로 존재감이 있었다.
전체 식사에 콜라 하나, 아메리카노 한 잔 포함해서 31.5유로. 자릿세가 약 10% 정도 붙는 건 이탈리아 식당의 일반적인 시스템이란다.
세계 1위 젤라또? 돈돌리에서의 디저트 타임

식후엔 산지미냐노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젤라또 가게, DonDoli 젤라또에 들렀다. 무려 세계 1위 수상 경력이 있다고. 줄도 길었지만, 기대를 품고 세 가지 맛을 골라 컵으로 주문했다.
- 레몬: 익숙하고 상쾌한 맛 - 망고코코넛: 코코넛 향이 진해 이국적인 맛 - 라즈베리+로즈마리: 상큼함과 허브향이 어우러진 고급진 맛
☞ 구매팁, 이색적인 젤라또를 고르는게 여행에 추억이 된다. 특히 마지막 로즈마리 향은 스테이크에 곁들인 허브처럼 강렬하면서도 상쾌해 인상 깊었다.
산지미냐노 상점에서 작은 병의 끼안띠 와인(Chianti)을 하나 샀다. 토스카나의 상징 같은 와인인데, 우리로 치면 ‘지역 명물 장수막걸리’ 같은 존재이지 않을까?

마트에 들러 구운 삼겹살용 고기와 샐러드, 해산물 안주, 그리고 흑미밥까지. 짧은 장보기였지만 약 3만 원대로 푸짐하게 장을 봤다. 특히 돼지고기 400g이 4,500원이라니, 이 물가는 정말 유럽 맞나 싶었다.
숙소로 돌아와 직접 고기를 굽고, 와인을 따서 소박한 토스카나의 저녁상을 완성했다. 삼겹살의 기름진 풍미에 끼안띠 와인이 은은하게 어울렸다.
언제 또 오게 될까, 산지미냐노
하루 동안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산지미냐노는 확실히 기억에 오래 남을 도시였다. 첨탑이 즐비한 풍경, 골목에 퍼지는 치즈 냄새, 광장의 활기, 그리고 소박한 식사와 와인까지, 피렌체에서 차로 1시간 남짓. 일정에 여유만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러볼 만한 도시이다.
산지미냐노 여행 팁
️ P2 주차장: 성 안과 가까워 편리, 주차요금 약 9유로 추천 음식: 피치(pici) 파스타 / 얇고 바삭한 현지 피자 디저트: DonDoli 젤라또 (세계 1위 젤라또로 유명) 쇼핑: Chianti 와인 (작은 병도 다양하게 있음) 장보기: 리들(Lidl) 마트 활용하면 저렴하고 알차게 장 가능
산지미냐노 여행기 영상으로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XjWDcEJpC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