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준혁에게 반려견 팝콘이는 단순한 반려동물을 넘어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함께 걸어온 소중한 가족이었습니다. 하지만 2019년, 팝콘이는 갑작스럽게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말았습니다. 당시 부산국제영화제 일정으로 바빴던 이준혁은 마지막 순간 팝콘이의 곁을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밀려드는 행사와 빽빽한 스케줄 속에서 슬픔을 제대로 다스릴 겨뤄도 없이 아이를 보내야 했던 그는, 제대로 된 추모조차 하지 못했다는 깊은 미안함과 그리움을 마음 한구석에 묵묵히 묻어두어야 했습니다.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시작된 긴 장례식
시간이 흘러 작품 공백기가 찾아왔을 때, 이준혁은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팝콘이를 향한 마음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언제든 살아 움직이는 팝콘이의 모습을 다시 보고 싶었던 그는 직접 기획과 아트 디렉팅에 참여하며 모바일 게임 '안녕 팝콘'을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게임은 주인을 잃어버린 강아지 팝콘이가 행복했던 추억을 찾아 떠나는 따뜻한 모험을 담고 있습니다. 그에게 이 작업은 떠나간 팝콘이를 마음에 차분히 묻어주는 길고 긴 장례식과도 같았습니다.
'유퀴즈'에서 훔친 눈물과 전하지 못한 마지막 인사
이준혁은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팝콘이에 대한 깊은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집에 돌아가면 팝콘이가 없는데 현실의 문제들을 해결하며 살아가는 동안 공허함이 크게 밀려왔다고 밝힌 그는, 팝콘이가 더 좋은 곳에서 자신을 불쌍해하지 않고 행복하게 지내길 바란다는 진심을 전했습니다.
프로그래밍 실력이 없어 직접 프로그래머를 고용하고 아트를 전담하며 게임을 만들었던 이유에 대해, 디지털 공간 속에서 팝콘이가 다시 마음껏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 큰 위안을 얻는다고 덧붙여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습니다.
모두의 마음을 울린 따뜻한 기적과 기부
개인의 그리움에서 출발한 이 작은 움직임은 예상을 넘어 수많은 반려인들의 마음을 크게 울렸습니다. 출시 직후 앱스토어 무료 게임 부문 1위를 기록하며, 이별의 아픔을 겪은 이들에게 깊은 위로를 건넸습니다.

게임으로 시작된 추억 여행은 2022년 동화책 정식 출간으로 이어졌고, 이준혁은 동화책 인세 전액을 동물보호단체에 기부하며 사랑의 의미를 더했습니다.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모든 분들이 팝콘이를 같이 산책시켜 주는 것이라 믿는다는 그의 말처럼, 팝콘이는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의 온기 속에서 여전히 따뜻하게 뛰어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