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여행 비용 부담 속에서도 올여름 휴가를 떠나려는 이들의 수요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장거리 여행 대신 국내나 근거리 여행을 선택하고 휴가 기간을 줄이는 등 실속을 챙기며 비용을 절감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리서치 및 데이터 인텔리전스 기업 피앰아이(PMI)가 전국 만 20~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6년 여름 휴가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1.8%가 올여름 휴가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7%포인트 소폭 늘어난 수치다.

가장 많은 이들이 선택한 휴가 시기는 7월 말에서 8월 초 성수기로 전체의 35.9%를 차지했다. 이어 8월 중·하순이 21.5%, 7월 초~중순이 21.3%로 뒤를 이었다. 9월 이후에 늦은 휴가를 떠나겠다는 응답도 10.5%로 나타났다.

올해 여름 휴가의 특징은 기간이 짧아졌다는 점이다. 휴가 기간을 묻는 질문에 1~2박이라는 응답이 42.2%로 가장 많았고, 3~4박이 39.1%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5박 이상의 장기 휴가는 8.9%에 그쳤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2박의 단기 휴가는 4.1%포인트 증가한 반면, 5박 이상의 장기 휴가는 4.7%포인트 감소하여 성수기 집중도는 높아진 반면 기간은 짧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휴가 예정지로는 국내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74.2%로 압도적이었다. 이는 일본이나 동남아 등 해외 근거리 여행(20.8%)과 유럽, 미주 등 해외 장거리 여행(2.8%)을 합친 비중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국내 인기 여행지로는 강원도가 33.0%로 1위를 차지했으며, 제주도가 18.9%로 2위에 올랐다. 이어 부산(9.0%), 서울(5.9%), 여수(5.0%) 등이 뒤를 이었다.

여행지를 선택하는 단일 최우선 기준으로는 ‘휴식과 힐링이 가능한 환경’이 28.7%로 가장 높았고, 비용 대비 효율성인 가성비가 22.7%, 접근성 및 이동 편의성이 20.7%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선택의 배경에는 여행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응답자의 45.7%가 올여름 휴가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답했으며, 가장 큰 이유로는 성수기 숙박요금 인상(53.4%)을 꼽았다. 이어 개인 소득 감소 및 경제적 불안감(19.7%), 항공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인한 항공권 가격 급등(16.2%), 원·달러 환율 상승(9.4%)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항공 유류할증료 인상이 휴가 계획에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66.3%에 달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비용 압박이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비용 절감을 시도하고 있다. 가장 많이 고려하는 방법은 장거리 대신 근거리 여행지 선택(36.5%)과 해외 대신 국내 여행으로의 전환(36.1%)이었다. 성수기를 피한 이른 일정 조정(28.7%), 저비용항공사 이용(14.9%), 숙박 등급 하향 조정(14.1%) 등의 대안도 제시됐다.

비용은 줄이되 휴가의 본질인 ‘쉼’에는 더욱 집중하는 모양새다. 올여름 희망하는 휴가 스타일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4.1%가 완전한 휴식과 힐링을 원한다고 답했다. 미식 및 로컬 문화 탐방은 26.5%, 액티비티와 체험은 10.2%였다. 연령별로는 40대(57.2%)와 50대(63.6%)에서 완전한 휴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특히 강했고, 20~30대 젊은 층은 미식이나 체험 활동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피앰아이 조민희 대표는 고물가와 여행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휴가 자체를 포기하기보다 여행 방식과 목적지를 조정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올해 여름 휴가는 멀리 가는 여행보다 가깝게 쉬는 여행이 핵심 트렌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