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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가 무한 반복된다면, 나는 이 점심을 또 먹을까?

오늘 하루가 무한 반복된다면, 나는 이 점심을 또 먹을까?

누구나 한 번쯤 "인생을 리플레이 할 수 있다면"이라는 상상을 합니다. 대단한 과거로 돌아가 비트코인을 사는 거창한 꿈 말고, 딱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의 24시간만 무한 반복된다고 가정해 보는 겁니다.

처음엔 끔찍하겠죠. 지옥철은 여전할 테고, 부장님의 잔소리도 똑같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 지루한 '도돌이표'를 영화라고 생각하고 관찰하기 시작하면, 의외로 꽤 괜찮은 장면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1. 매일 보던 사람들의 '낯선 모습'

늘 같은 시간에 타는 지하철 2호선.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만 보던 사람들 사이에서 문득 한 남자의 손에 들린 낡은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옵니다. 매일 스쳐 지나갔지만, 오늘따라 그가 읽는 페이지의 문장이 궁금해집니다. 우리는 서로를 '배경' 취급하며 살지만, 리플레이 되는 세상에선 그 배경들이 하나둘 주인공으로 살아납니다.

2. 점심 메뉴가 주는 뜻밖의 위로

오늘 점심으로 먹은 김치찌개. 평소라면 대충 배를 채우려고 '흡입'했겠지만, 다시 보니 뚝배기에서 올라오는 김의 모양이 꽤 역동적입니다. "이 한 그릇을 평생 반복해서 먹어야 한다면?"이라는 극단적인 질문을 던지는 순간, 식탁 위의 평범한 반찬들이 갑자기 소중해집니다. 맛을 음미하게 되고, 식당 아주머니의 투박한 서빙에서도 묘한 리듬감을 발견하게 되죠.

3. 퇴근길, 엔딩 크레딧 대신 흐르는 노을

빌딩 숲 사이로 지는 노을은 매일 뜨고 집니다. 하지만 오늘 하루라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라고 생각하면 느낌이 좀 다릅니다. 버스 창가에 머리를 기대고 밖을 보는 내 모습이 유리에 비칠 때, 그 피곤함조차 오늘 하루를 잘 버텨낸 주인공의 '멋'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오늘 하루를 리플레이 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대개 '반복된 지루함' 때문입니다. 내 삶을 영화처럼 관찰하기 시작하면, 편의점 알바생의 인사말 한마디, 가로등이 켜지는 타이밍 하나도 다르게 읽힙니다. 당신의 오늘은 리플레이 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다만 당신이 그 영화의 관객이 되어주지 않았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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