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대의 육상동물이자, 숲의 거대한 정원사인 코끼리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WWF(세계자연기금)는 이날을 맞아 코끼리가 단순히 멋진 야생 동물이 아니라, 지구의 기후위기 대응에 없어서는 안 될 ‘생태계 공학자(Ecosystem Engineer)’라고 강조했다.
코끼리, 숲을 설계하는 ‘거대한 엔지니어’
현재 지구에는 아시아코끼리, 사바나코끼리, 둥근귀코끼리 3종이 살고 있다. 이들은 하루 150kg이 넘는 식물을 뜯고, 나무 껍질을 벗기며, 잎사귀를 먹는다. 이 단순한 먹이활동이 숲의 식물 밀도를 조절하고, 대형 나무의 성장을 돕는다. 그리고 대형 나무는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한다.

코끼리는 또 ‘씨앗 배달부’ 역할도 맡는다. 먹은 열매의 씨앗을 멀리 퍼뜨리면서 숲을 재생시키는 것이다. 일부 단단한 씨앗은 코끼리의 소화 과정을 거친 뒤 발아율이 높아진다.
연구에 따르면 코끼리 한 마리가 숲의 탄소 흡수력을 최대 100만㎡까지 높일 수 있는데, 이는 연간 자동차 2000대가 내뿜는 탄소를 상쇄하는 효과다.
⚠ 멸종 위기… 코끼리가 사라지면?
문제는 무분별한 서식지 파괴와 불법 상아 밀렵이다. 아프리카 둥근귀코끼리는 2004~2014년 사이 개체 수가 약 80% 감소해 ‘위급(CR)’ 단계로 분류됐고, 보르네오 아시아코끼리는 현재 1000여 마리만 남아 ‘멸종위기(EN)’ 상태다.
WWF는 이를 막기 위해 아프리카 5개국(앙골라·보츠와나·나미비아·잠비아·짐바브웨)에 걸친 최대 규모 자연보전지역 ‘카방고-잠베지 통합보전지구(KAZA)’에서 코끼리 보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불법 상아 거래 추적, 반밀렵 기술 교육, 서식지 모니터링 등도 함께 진행 중이다.
코끼리는 모계 중심의 무리를 이루며 살아간다. 새끼는 22개월의 임신 끝에 태어나며, 암컷 무리의 보호 속에서 자란다. 놀랍게도 코끼리는 ‘애도’도 한다. 새끼가 죽으면 무리 전체가 시신 곁에 머무르며 떠나지 않는 장면이 종종 관찰된다. 이는 마치 장례 의식처럼 보이며, 그들의 지능과 감정 표현 능력을 잘 보여준다.
WWF는 “코끼리 보호는 단순한 종 보전을 넘어, 지구의 기후위기 대응에 직접적인 해법이 된다”며, 서식지 보전과 불법 거래 차단, 사람과 코끼리가 공존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