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창문을 잘 보면 모서리가 전부 둥급니다. 집 창문처럼 네모로 만들면 안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를 비행기가 하늘에서 겪는 일부터 차례로 풀어 보겠습니다.
하늘에선 비행기가 풍선처럼 부풉니다
여객기는 약 10km 높이를 납니다. 그 높이는 공기가 너무 옅어서 사람이 그냥은 숨을 쉴 수 없습니다. 그래서 비행기는 기내에 공기를 꽉 채워 땅 가까운 상태처럼 만들어 줍니다.
그 결과 비행기 몸통은 뜰 때마다 풍선처럼 살짝 부풀었다가, 내려오면 다시 줄어듭니다. 한 번 비행할 때마다 한 번씩, 비행기는 평생 수만 번 이 일을 겪습니다.

네모난 모서리에는 힘이 몰립니다
몸통이 부풀 때 그 힘은 몸통 전체에 퍼집니다. 그런데 몸통에 네모난 구멍이 있으면, 힘이 구멍을 돌아가다 각진 모서리 한곳에 몰립니다.
모서리가 둥글면 힘이 곡선을 따라 고르게 퍼져서 한곳에 쌓이지 않습니다. 같은 일이 수만 번 반복되면, 이 차이가 금이 가느냐 안 가느냐를 가릅니다.

1954년, 코멧이 알려 준 것
이걸 비싼 대가를 치르고 배운 게 세계 최초의 제트 여객기 '코멧'입니다. 1952년 영국에서 운항을 시작한 코멧은 프로펠러 비행기보다 훨씬 빠르고 높이 날았습니다.

그런데 1954년 1월과 4월, 코멧 두 대가 잇따라 지중해 상공에서 부서졌습니다. 조사관들은 코멧 한 대를 통째로 거대한 물탱크에 넣고, 실제 비행처럼 몸통 안의 압력을 올렸다 내리기를 수천 번 반복했습니다. 그러자 몸통이 찢어졌습니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첫 사고기를 조사해 보니, 몸통 위쪽에 안테나를 달려고 뚫어 둔 네모난 구멍, 그 모서리 부근에서 시작된 금이 비행할 때마다 조금씩 자라 있었습니다. 철사를 같은 자리에서 수천 번 구부리면 끊어지듯, 금속도 같은 힘을 반복해서 받으면 약해집니다.

그 뒤로 바뀐 것
코멧 사고 뒤로 비행기 몸통에 뚫는 구멍은 창문이든 문이든 모서리를 둥글게 만듭니다. 몸통 금속도 더 두껍게 만들고, 금이 생겨도 멀리 번지지 않도록 설계하게 됐습니다.
다음에 비행기를 타면 창문 모서리를 한번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