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는 심장이 세 개입니다. 둘은 아가미로 피를 밀어 보내고, 하나는 몸 전체로 보냅니다. 그리고 피는 파랗습니다.
우리 피는 철로 산소를 운반해서 붉고, 문어 피는 구리로 운반해서 산소를 만나면 파랗게 됩니다. 구리는 철보다 산소를 덜 실어서 문어는 심장이 더 필요합니다. 대신 구리는 차갑고 산소가 적은 물에서 잘 작동하는데, 문어가 사는 곳이 바로 그런 데죠.
하나 더. 문어가 물을 뿜으며 헤엄칠 때는 몸 전체로 피를 보내는 심장이 멈춥니다. 그래서 헤엄을 치면 금방 지칩니다. 문어가 헤엄보다 바닥을 기어 다니는 걸 더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피가 파란 건 산소를 만났을 때뿐
문어 피가 늘 파란 것은 아닙니다. 산소를 실은 피는 파랗고, 산소를 내려놓은 피는 거의 투명합니다. 우리 피는 산소를 나르는 단백질이 적혈구 안에 들어 있지만, 문어는 그 단백질(헤모시아닌)이 피에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그래서 피가 더 걸쭉하고, 이걸 온몸으로 밀어내려면 심장이 더 힘을 써야 합니다.
뇌는 하나인데, 생각은 다리가 더 많이 한다
문어의 신경세포는 약 5억 개로 개와 비슷한 수준인데, 그중 3분의 2가 여덟 개 다리에 퍼져 있습니다. 다리마다 신경 덩어리가 있어서, 머리가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다리가 스스로 더듬고 붙잡습니다. 잘린 다리가 한동안 먹이를 집으려 움직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빨판에는 맛을 느끼는 감각 세포가 있어서, 문어는 손으로 만지면서 동시에 맛을 봅니다.
색을 못 보는데 색을 바꾼다
문어는 눈으로 색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주변과 똑같은 색으로 순식간에 몸을 바꿉니다. 피부 아래 색소 주머니를 근육으로 늘였다 줄였다 하는 방식인데, 색을 어떻게 맞추는지는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피부 자체가 빛을 감지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이렇게 똑똑한데 1~2년밖에 못 산다
대부분의 문어는 1~2년을 삽니다. 암컷은 알을 낳으면 굴 입구를 지키며 먹지 않고 알에 물을 뿜어 주다가, 새끼가 깨어날 즈음 생을 마칩니다. 심장 셋, 다리에 퍼진 뇌, 색을 바꾸는 피부까지 가졌지만 그 재주를 쓸 시간은 짧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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