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영하 아침, 차에 타 히터를 올리자 계기판의 남은 거리가 어제보다 짧아 보입니다. 고장은 아닙니다.

아래 표의 네 차 기준으로 저온 인증 거리는 상온의 76~92%입니다. 전기차의 겨울 계획은 카탈로그의 큰 숫자가 아니라 이 저온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세우고, 한파에는 거기서 더 줄 수 있다고 보면 됩니다.

차종별 저온 거리: CLA 374km, 모델3 419km, GLC 395km, iX3 568km
차종별 상온·저온 인증 거리와 유지율

줄어드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설명에 따르면 추우면 배터리 내부 저항이 커지고, 엔진 열이 없으니 난방에도 배터리 전력을 씁니다.

미국 에너지부 연비 사이트가 미국자동차협회(AAA)의 2019년 연구를 근거로 든 수치를 보면, 추위에 주행거리가 약 41% 줄 수 있고 히터를 끄면 영하 7도에서 감소 폭이 약 12%입니다. 더 쓰는 에너지의 약 3분의 2가 실내 난방으로 갑니다. 겨울 주행거리를 지키려면 난방부터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유지율보다 저온 km를 비교하세요

국내 인증은 상온(약 25도)과 저온(약 -7도, 히터 최대)에서 따로 잽니다. 그래서 전기차를 고를 때 '상온 대비 몇 %'를 먼저 보게 되는데, 겨울에 실제로 쓰는 값은 km입니다.

2026년 9월 메트로신문 보도에 나온 차들을 보면 벤츠 CLA 250+의 유지율은 78.9%로 테슬라 모델3 프리미엄 롱레인지 RWD(76.0%)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저온 거리는 모델3가 419km, CLA가 374km입니다. 벤츠 GLC 300 4MATIC은 88.2%에 395km, BMW iX3 50 xDrive는 92.4%에 568km입니다.

겨울에 오갈 거리가 정해져 있다면 비율이 높은 차보다 저온 km가 긴 차를 고르는 편이 맞습니다. 비율은 거리가 비슷한 차끼리 견줄 때 쓰면 됩니다. 이 표는 기사에 나온 수입차 네 대뿐이니, 내 차 값은 판매처나 제조사 고객센터에 '저온 복합 주행거리'를 물어 확인하세요.

충전 케이블을 꽂아 둔 흰색 전기차와 벽걸이 충전기
충전 케이블을 꽂아 둔 흰색 전기차

해외 시험에서는 더 크게 줄어든 결과도 있습니다. AAA가 2026년 5월 발표한 시험에서 전기차 3대는 영하 7도, 실내 설정 22도 조건에서 주행거리가 평균 39% 줄었습니다. 노르웨이자동차연맹(NAF)의 2026년 1월 시험에서는 최저 영하 32도까지 내려간 날씨에 24개 차종이 WLTP(유럽 시험 방식) 기준 거리보다 평균 38% 덜 갔습니다.

조건이 달라 국내 인증과 직접 비교할 수는 없고, 최악을 가늠할 때만 참고합니다. 상온 450km인 차를 예로 들면 표 네 차의 유지율로는 저온 약 342~416km이고, 차 3대로 낸 AAA의 39% 감소를 얹으면 약 275km까지 내려갑니다. 내 차의 값이 아니라 어림값입니다.

겨울 장거리에는 저온 인증 거리를 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평소라면 지나쳤을 충전소를 하나 더 경유지로 잡아 두는 것을 권합니다.

케이블을 꽂은 채 출발 전에 데우세요

가장 먼저 할 일은 충전기에 연결한 채 차를 데우는 것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충전 중에는 충전기 전력으로 공조가 돌아 따뜻하게 출발할 수 있다고 하고, 미국 에너지부도 충전 중 예열이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출발 시각을 정해 두는 예약 공조를 쓰면 손이 덜 갑니다. 현대차 매뉴얼에는 예약 시점에 충전기가 연결돼 있어야 한다고 적은 차종도 있으니 내 차 매뉴얼에서 조건을 확인하세요.

달리는 동안에는 시트 열선을 먼저 켭니다. 미국 에너지부는 시트 열선이 실내 히터보다 에너지를 적게 쓴다고 설명합니다. 지하 주차장처럼 덜 추운 곳에 세우고, 기온이 내려가면 낮아지는 타이어 공기압을 확인하는 것은 현대차그룹과 미국 에너지부 자료에 모두 나옵니다.

윈터 모드와 배터리 컨디셔닝은 장거리 급속 충전을 앞두고 쓰는 기능으로 보면 됩니다. 현대차그룹의 EV6 기준 설명은 윈터 모드가 전력을 쓰므로 급속 충전 직전처럼 필요할 때 쓰라고 합니다.

현대차 매뉴얼에 따르면 내비게이션에 급속 충전소를 목적지로 넣으면 도착에 맞춰 배터리 온도를 조절하지만, 배터리 히터가 있는 차에서만 되고 그만큼 주행 가능 거리가 줄 수 있습니다. NAF 시험에서도 충전 전에 배터리 온도를 맞춘 차 대부분은 10~80% 충전 시간이 제조사 표기에 가까웠습니다.

내 차의 저온 km 하나만 메모해 두면 이번 겨울 나들이 때 충전소를 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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