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봉지를 뜯다 말고 갑자기 애국심이 웅장해지는 독특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페인의 한 프리미엄 감자칩 브랜드 이야기입니다. 바삭한 감자칩을 즐기려 무심코 패키지 뒷면을 돌려본 소비자들은 눈을 의심하게 됩니다. 그곳에 아주 낯익은 실루엣, 바로 한반도의 고지도가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흥미로운 과자 봉지의 주인공은 스페인 정부로부터 장인 인증을 받은 수제 감자칩 브랜드 '라 아부엘라 니에베스'입니다. 단순히 한반도 모양만 흉내 낸 것이 아니라, 18세기 프랑스의 왕실 지리학자 장 바티스트 부르기뇽 당빌이 제작한 '조선왕국전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서양인이 그린 최초의 조선 지도로 평가받는 이 유물은 역사적으로도 엄청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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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역시 동해 바다 위 두 섬입니다. 지도에는 당시 독도를 지칭하던 '우산도(천산도)'와 '울릉도'가 조선의 영토로 명확하게 표기되어 있습니다. 비록 당시 서양 지도 제작자가 문헌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두 섬의 위치를 실제와 반대로 그리긴 했지만, 18세기 유럽인들이 이미 독도를 조선의 땅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결정적 증거가 스페인산 과자 봉지에 인쇄되어 전 세계로 유통되고 있는 셈입니다.
외교적으로 다소 민감할 수 있는 타국의 고지도를, 그것도 독도가 선명히 그려진 지도를 스페인 본사는 어떻게 패키지에 넣게 되었을까요? 여기에는 한국 유통사의 집요하고도 눈물겨운 노력이 숨어 있었습니다.
해당 제품을 국내에 들여오는 수입사 관계자들은 평소 문화유산에 관심이 많았던 중, 지난 2021년 대한민국 대통령의 스페인 국빈 방문 당시 스페인 상원도서관이 공개했던 '조선왕국전도' 뉴스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영감을 얻은 유통사는 스페인 본사를 향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기 위해 이 의미 있는 지도를 패키지에 넣자"라며 무려 1년 가까이 끈질기게 설득작업을 벌였습니다.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하던 스페인 본사도 한국 유통사의 진심과 열정에 감동해 결국 이 파격적인 디자인을 승인했습니다.

이 감자칩의 한국 사랑은 지도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하몽 맛 제품의 패키지에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직지(直指)'라는 단어가 새겨져 있어 또 한 번 놀라움을 자아냅니다.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진심으로 존중하는 파트너십을 보여주겠다는 스페인 제조사의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마켓컬리에서 감자칩 사 먹다가 갑자기 가슴이 웅장해졌다",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걸 스페인 과자가 인증해 주네", "이것이 진정한 가치 소비"라며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바삭한 스페인 감자칩 한 봉지를 뜯으며, 18세기 유럽인들이 바라보았던 조선의 동쪽 끝 섬을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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