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서 한 번쯤 읽었을 시조 「별」. 가곡으로도 불린 이 시를 쓴 사람이, 일제강점기 한글을 지키다 감옥에 간 독립운동가였다는 걸 아시나요? 시조 시인이자 국문학자, 가람 이병기입니다.

1892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그는 한성사범학교에 다니며 주시경에게 우리말 문법을 배웠습니다. "말이 오르면 나라가 오르고, 말이 내리면 나라가 내린다"는 스승의 말은 그의 평생 신념이 되었습니다.

그 변화는 그의 일기장에도 남아 있습니다. 1909년부터 1931년까지 이어진 그의 일기는 처음엔 한문으로 쓰였지만, 1919년 무렵부터 한글로 바뀌었습니다.

1921년 그는 신명균 등 주시경의 제자들과 함께 조선어연구회, 훗날의 조선어학회 창립을 주도하고 초대 간사를 맡았습니다. 맞춤법 제정위원과 표준어 사정위원으로 우리말의 규범을 세웠고, 「한글 마춤법 통일안」을 둘러싼 반대가 거세지자 1934년 조선 문학인들의 지지 성명을 이끌어내 맞춤법이 자리 잡는 데 결정적인 힘을 보탰습니다.

1942년 일제가 조선어학회사건을 일으키자 그도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검거되어 옥고를 치렀습니다. 해방 뒤에는 서울대 교수와 전북대 문리과대학장을 지내며 『국문학개론』을 펴냈습니다.

정부는 1990년 그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고, 국가보훈부는 올해 10월의 독립운동가로 그를 선정했습니다. 오늘 밤하늘의 별을 보며, 그 별을 우리말로 노래할 수 있게 지켜준 사람을 한 번쯤 떠올려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