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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하고 정신 차려보니 벌써 마흔 중반
- URL: https://www.sharehows.com/140204/
- Published: 2026-01-09T20:38:58.000Z
- Updated: 2026-09-03T09:14:22.000Z
- Description: 13년 차 자영업자가 망하지 않고 존버하는 과정
- Author: 배윤식
- Tags: 생활

사업을 시작한 지 어느덧 13년이 흘렀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마흔 중반, 나의 30대는 고스란히 사업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보내버린 셈입니다. 이제는 사업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거창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저 누군가의 회사를 다니는 대신 스스로를 고용해 내 업(業)을 꾸려가는 것, 그렇게 대한민국 자영업자 25% 중 한 명으로 살아가는 일상이 되었을 뿐입니다.

내가 제일 똑똑하고 잘난 줄 알았던 시간들

처음부터 대단한 야망을 품고 사업을 꿈꿨던 건 아니었습니다. 대학 졸업 후 홍보대행사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사회생활이 내 인생의 첫 단추였습니다. 정말 부지런히 뛰었고 일하는 게 참 재밌었습니다. 그 열정 덕분인지 아르바이트생에서 정직원이 되었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입지를 다졌습니다.

5년 차가 되었을 땐 외국계 회사의 팀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서른 초반에 팀장이라니, 그때의 나는 세상에 겁날 게 없었고 내가 정말 똑똑하고 일을 잘하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지독한 오산이었습니다. 자만심의 끝에서 인생 첫 슬럼프가 찾아왔고, 저는 도망치듯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그 무모한 도망이 이토록 외롭고 파란만장한 사업의 시작으로 이어질 줄은 그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 스스로 만든 회사가 나를 가두는 감옥이 되었을 때

사업 초기에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전투력이 넘쳤습니다. 게임 속 중간 보스를 하나씩 격파하듯 눈앞의 시련을 물리쳤습니다. 시련을 이겨낼 때마다 회사의 규모는 커졌고 레벨도 올라가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사업이 성장하고 직원이 늘어날수록, 따라오는 시련의 덩치도 함께 커졌습니다. 30대의 아득한 시간을 모두 바쳐 아득바득 버텼지만, 어느 날 문득 깨달았습니다. 시련을 이겨낸다고 해서 그것을 견디는 내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죠.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니 이루고자 했던 목표들은 희미해졌고, 길을 잃은 나 자신만 덩그러니 서 있었습니다. 애정을 듬뿍 담아 만든 회사는 어느덧 나를 가두는 감옥처럼 느껴졌고, 사장의 외로움과 말 못 할 사정들이 켜켜이 쌓여 감당할 수 없는 무게로 저를 짓눌렀습니다. 인적, 물적으로 큰 손실을 보았고 제 의지도 크게 꺾여버린 시기였습니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던 그때, 저는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회사를 축소하고 거처를 옮기기로 했습니다.

### 집 근처 작은 작업실에서 되찾은 '일하는 즐거움'

집 가까운 곳에 작은 작업실을 구했습니다. 오로지 혼자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소박한 공간을 꾸몄습니다. 처음에는 텅 빈 작업실이 초라하고 쓸쓸해 마음이 먹먹하기도 했지만, 이내 혼자 일하는 리듬에 적응해 나갔습니다. 예전 같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작은 프로젝트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열심히 일을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나를 믿고 찾아주는 분들이 고마웠고, 그 안에서 비로소 '일하며 노는' 즐거움을 되찾았습니다.

그동안 미뤄두었던 여행도 떠났습니다. 한 달간의 무작정 유럽 여행. 떠나기 전엔 불안하고 초조했지만, 막상 발을 내딛으니 매일이 기대감으로 벅찼습니다. 함께 간 아내보다 더 신이 나서 새벽부터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돌아다녔습니다. 고프로를 사고, 한 번도 만져보지 않았던 카메라로 영상을 찍고 편집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유튜브라는 새로운 도전에 몰입하며 또 3년이 흘렀습니다. 누군가에게 스트레스를 받지도, 주지도 않는 삶. 비로소 제 안의 리프레시가 완료되는 기분이었습니다.

### 사업은 결국 내가 선택하고 내가 책임지는 곳

합산해서 13년 동안 사업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외로운 1인 사업자이지만, 예전만큼 서글프지는 않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스스로 찾아 하고, 남들이 뭐라 하든 나만의 길을 갈 수 있다는 것. 그 과정에서 얻는 작은 성공들이 모여 나를 조금 더 단단한 사업가로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사업도, 사람과의 관계도 결국 롤러코스터와 같습니다.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도 있는 법입니다. 그러니 내려간다고 해서 스스로를 자책할 필요도, 올라간다고 해서 자만할 필요도 없습니다. 자영업(自營業)이라는 말의 본뜻처럼, 그저 스스로 내 업을 영위하며 묵묵히 시간을 투자하고 업력을 쌓아갈 뿐입니다.

남들의 참견이나 조언도 들어야 하겠지만, 결국 사업은 내가 선택하고 내가 책임지는 곳입니다. 13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저는 이제야 비로소 제가 선택한 이 길을 오롯이 마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5Kpb\_FalfY